리더십에서 시작되는 변화
낸시 볼트
도서관 컨설턴트, 접근성 및 포용성 전문가
인터뷰 미션잇 편집부
50년간의 경험 속에 관록이 깃들어 있다. 그는 도서관 개발, 도서관장, 도서관 컨설턴트 등 현재 79세의 나이가 되기까지 50여 년을 도서관과 관련된 일을 했다. 그가 강조하는 포용적인 도서관은 정말로 현실적이고 실질적으로 체감할 수 있는 것이다. 장애인이 일할 수 있는 도서관, 사서가 장애인을 대할 때 미묘하게 차별하지 않는 환경. 그러나 그는 이런 포용성이 특별함이라 말하지 않는다. 이것은 인간으로서 기본 권리이고, 이런 실행력은 “리더십에서부터 시작된다.”고 강조한다. 그의 조언에는 큰 울림이 있다.

무려 50년 이상 도서관계에서 종사하신 걸로 알고 있어요.
한 번 사서는 항상 사서라는 말이 있죠. 은퇴했지만 여전히 도서관 세계와 접근성과 관련된 단체에서 활동하고 있어요. 처음에는 공공도서관에서 일하다가 나중엔 메릴랜드주의 도서관 개발 책임자로 일했어요. 1987년부터 콜로라도주의 주 도서관장으로 18년간 일했고요. 그 후 콜라라도 주 도서관을 떠나 다시 도서관 컨설턴트로 코로나19가 발생할 때까지 20년을 더 일하면서 전략 기획과 관리 업무를 주로 했어요. 한 도서관에서 일하면 그 도서관 하나만 변화시킬 수 있지만, 주 도서관에서 일하거나 도서관협회에서 일하면 많은 도서관을 변화시킬 수 있거든요.
접근성과 포용성에 관한 리더의 역할에 대한 발표가 인상적이었는데요. 지난 50년간 도서관에서 일하시면서 접근성에서 시작해서 포용성까지 아우르게 된 이유가 궁금합니다.
접근성만으로는 충분하지 않아요. 접근성은 사람들이 도서관의 서비스를 이용할 수 있도록 보장해주는 것에만 중점을 두거든요. 건물에 들어갈 수만 있으면 됐다고 하는 거죠. 그것만으로 사람들이 환영받고 가치 있게 여겨진다는 느낌을 만들 수는 없어요. 저는 “우리 없이 우리에 대해 아무것도 하지 마라. Nothing about us without us.”라는 장애인 단체의 표현을 좋아해요. 이게 포용성의 핵심이에요. 왜냐하면 많은 접근성 계획이 포용성을 배제하고 진행되거든요. 정말 포용적으로 되고 싶다면 장애가 있는 사람들과 함께 일해야 해요. 지속적으로 자문위원회, 직원, 자원봉사자로 참여시켜야 해요. 장애인과 함께 모든 도서관 이용 경험과 고용 정책을 검토하고, 무심코 혹은 의도적으로 형성된 편견을 찾아내야 해요. “당신이 나를 볼 수 있다면, 당신도 내가 될 수 있다. If you can see me, you can be me.”라는 여성 해방 운동 TV광고의 문구는 장애인에게도 적용돼요. 휠체어를 탄 사람이 도서관에 들어가서 휠체어를 탄 도서관 직원이나 자원봉사자를 보게 되면 ‘나도 도서관과 관련된 학위를 취득하고 도서관에서 일할 수 있다.’고 생각할 수 있고요. 다운증후군을 가진 청소년이 다운증후군을 가진 자원봉사자나 사서를 보면 ‘나도 도서관에서 일할 수 있을지도 몰라.’라고 생각할 수 있는 거죠. 그래서 함께 일하는 것은 포용성의 또 다른 부분이에요. 접근성보다 더 나아가는 거죠.

“예전에는 장애가 개인의 문제로 여겨졌지만, 이제는 어떤 개인이 도서관을 이용할 수 없다면 그것은 도서관의 잘못이다.”라고 하신 말씀이 인상적이었습니다.
내가 다른 사람들처럼 대우받고 싶다는 게 ‘특별한 필요special needs’일까요? 직장을 갖고 학위를 따고 싶어 하는 것이 ‘특별한 필요’일까요? 아니죠. 도서관에 쉽게 들어가고 싶은 것이 어떻게 ‘특별한 필요’일 수 있겠어요? 도서관 문을 열기 어려운 79세의 저시력자인 내가 책을 읽고 싶은 건 ‘특별한 필요’가 아니에요. 도서관은 나에게 읽을 수 있는 자료를 제공할 책임이 있어요. 내 필요에 맞는 큰글자책이나 오디오북이 제공되어야죠. 그래서 이제는 ‘특별한 필요’라는 용어를 완전히 없애려는 움직임이 있어요. ‘특별한 필요’라는 말 이면에는 장애인들에게 무언가 ‘특별한 것’이 있어서 그들에게 서비스를 제공하기 위해 뭔가 다른 일을 해야 한다는 암시가 있거든요.
난독증이 있다고 하셨는데, 난독증이 있는 사람들을 포용하기 위해 도서관이 고려해야 하는 사항이 무엇인지 궁금합니다.
병원이나 학교 같은 지역사회 기관과의 협력이 시작점이에요. 도서관이 난독증을 가진 사람들에게 효과적으로 다가갈 방법을 찾아야 하니까요. 도서관이 보유한 자료 중 난독증 이용자에게 유용한 자료가 무엇인지 검토하고, 이를 쉽게 찾을 수 있도록 라벨링하는 것이 필요하고요. 생각해보면 읽기 어려운 사람들에게 왜 굳이 책을 읽게 해야 할까요? 예술 작품, 오디오북, 게임, 영화처럼 도서관에서 할 수 있는 다양한 것을 제공해야 해요. 그래서 사람들이 ‘와, 도서관에 이런 것도 있구나.’라고 생각하게 만들어야 해요.
마지막으로 한국의 도서관 리더들에게 해주실 조언이 있다면요?
우선 장애 관련 단체들과 협력하는 것이 중요해요. 그리고 국가나 지방정부를 포함한 주요 조직의 리더들이 도서관 서비스에 관심을 가지고 지원하도록 알려야 하고요. 만약 이들을 통해 예산 지원을 받는다면, 시범 프로젝트를 운영하면서 가치를 스스로 증명해내야 합니다. 장애인 커뮤니티가 도서관이 얼마나 중요한지 이야기할 수 있도록 해야 하죠. 포기하지 않아야 해요. 시간이 걸리더라도 계속해서 개선을 위해 노력한다면 분명 변화를 만들어갈 수 있습니다.

정말 포용적으로 되고 싶다면
장애가 있는 사람들과 함께 일해야 해요.
낸시 볼트의 인터뷰 전문은 MSV 소셜임팩트 시리즈 6호 <도서관>에서 보실 수 있습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