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션잇의 방법론에 대하여
미션잇은 사람에게서 직접적으로 얻는 인사이트만큼 중요한 것은 없다고 믿습니다. 아무리 기술이 발전하더라도, AI가 특정 문화와 상황, 맥락 속에서 살아가는 사람들의 선택과 감정, 판단의 이유까지 완전히 이해할 수 없습니다. 답은 언제나 현장에 있습니다. 사람의 목소리에 진정성이 담겨 있기 때문입니다.
그래서 우리는 개인이 처한 환경과 조건 속에서 형성된 생각의 깊이를 파고들고, 그 맥락을 이해하는 데 집중합니다. 동일한 관점을 리서치, 전시, 제품 디자인, 콘텐츠 전반에 적용합니다. 미션잇에게 좋은 결과물이란, 사람의 경험과 관점이 살아 있는 결과물입니다. 이것이 우리가 2025년에도 지켜왔던, 그리고 앞으로도 지켜가고자 하는 방법론입니다.
이번 회고에서는 2025년의 주요 프로젝트를 통해 미션잇이 일해온 방식과 그 안에 담긴 방법론을 정리해 보고자 합니다. 미션잇의 작업은 크리에이티브 파트와 리서치 파트, 두 축을 중심으로 전개됩니다.
제품 및 전시 디자인 I 크리에이티브 파트
스펙트럼스Spectrumsㅣ부산현대미술관

스펙트럼스Spectrums는 감각의 제약을 가지고 있는 다양한 이용자들이 사용하고 있는 자신들만의 도구 열 가지를 소개합니다. 누군가에게는 나무 막대기가 스위치를 누르는 중요한 도구입니다. 좌식 생활을 하는 누군가에게는 회전 의자가 실내에서 주요 이동 수단이기도 합니다. 또 누군가에게 추억을 기록하는 방식은 눈으로 확인하는 사진이 아닌 귀로 듣는 음성 녹음입니다.
사람들은 자신의 상황과 필요에 맞춰 도구와 방식을 선택하고, 그것이 효율적일 때 가장 자연스럽게 받아들입니다. 그리고 이러한 선택의 다양성은 인간의 적응력을 보여주며, 동시에 우리가 환경과 도구를 디자인할 때 얼마나 다양한 관점과 조건을 고려해야 하는지 깨닫게 합니다.
모든 가방Modeun Gabang & 쉬운 미술관 안내서 I 서울시립미술관



서울시립미술관과 미션잇은 2025년, 서울시립미술관의 <쉬운 글쓰기 x 확장 = 미술관에 갑니다> 프로그램을 진행했습니다. 세 단계로 구성하여 일곱 차례 진행한 워크숍에는 시각장애, 발달장애 당사자를 포함한 참여자 40여 명이 모여 미술관 이용 과정에서 겪는 어려움과 필요한 지원을 직접 이야기하고 아이디어를 발전시켰습니다.
이를 바탕으로 만든 모두를 위한 센서리 백 ‘모든 가방(Modeun Gabang)’안에는 관람객이 미술관을 보다 편안하고 즐겁게 이용할 수 있도록 돕는 다양한 도구가 들어 있습니다. 그중 ‘쉬운 미술관 안내서’는, 모든 가방 사용을 포함해 미술관 방문 경험을 누구나 쉽게 이해하고 준비할 수 있도록 지원합니다. 안내서는 한글과 영문판을 별도로 제작하여, 한국어와 영어를 사용하는 관람객 모두가 활용할 수 있도록 하였습니다. ‘쉬운 미술관 안내서’는 크게 ‘모든 가방’ 사용설명서, 관람 가이드, 감각 지도 3개의 부분으로 구성되어 있습니다. 발달장애인 뿐만 아니라 저시력자와 난독증 등을 고려하여 큰 글자와 대비가 강한 컬러로 구분하여 디자인하였습니다.
기회의 창 너머 The Journery of Change I 경기복지재단, 경기도장애인복지종합지원센터



〈기회의 창 너머〉는 경기도장애인기회소득이 장애 당사자의 일상과 삶의 방향을 어떻게 변화시켰는지를 조명하는 특별전시로, 미션잇이 기획, 디자인, 콘텐츠 제작, 공간 설치 전 과정을 총괄하여 완성했습니다. 이번 전시는 장애인기회소득이 금전적 지원을 넘어, 개인의 선택과 일상에 어떤 변화를 만들어냈는지를 당사자의 관점에서 풀어내는 것이 목표였습니다.
이를 위해 기회소득이 삶의 전환점이 된 순간과 밀접하게 연결된 개인의 물품을 전시의 주요 매개로 삼고, 그 물건에 담긴 각자의 이야기를 함께 소개하였습니다. 각 개인의 물품은 변화의 촉매이자 삶의 확장을 상징하는 장치라고 볼 수 있습니다.
공간의 전시 조형 컨셉은 기회소득을 계기로 개인의 집 안에서 문을 열고 바깥으로 나와, 고립에서 연결로 이어진 장애 당사자들의 변화를 시각적으로 표현하고자 했으며, 그래서 하나의 공동체로 확장되는 감각을 전달하도록 구성했습니다. 또한 다큐멘터리 형식의 영상 콘텐츠를 통해 각 당사자의 목소리와 서사를 직접적으로 전달하며, 구체적인 삶의 변화와 감정의 결을 관객이 경험할 수 있도록 했습니다.
접근성 및 포용적 UX I 리서치 파트
OTT 접근성 개선을 위한 한국 사용자 조사 프로젝트 I 2025.1 – 2025.4
해외에 거점을 둔 본사와 진행한 이번 프로젝트는 한국 장애인 사용자들의 OTT 사용 경험을 분석하고, 접근성 개선 방안을 도출하는 프로젝트였습니다. 시각, 청각, 지체, 신경다양성 등 다양한 장애를 가진 사용자 수 십명을 대상으로 1:1 가정 방문 인터뷰를 진행하며, 실제 생활 환경의 서비스 이용 경험을 관찰하고 분석했습니다.
미션잇은 조사 설계와 사용자 리크루팅, 개선 방안 도출, 영상 촬영 등 프로젝트 진행 전 과정을 맡았습니다. 콘텐츠 탐색과 자막·음성해설 등 맞춤형 설정, 콘텐츠 시청 등 사용자 행동 단계별 주요 허들을 경쟁 OTT 서비스들과 비교 분석하고, 이를 통해 장애 유형별 접근성 이슈와 개선 우선순위를 도출했습니다. 또한 실제 제품 개선에 적용 가능한 실행 중심의 접근성 인사이트를 제공했습니다.

벽오지 고연령 어르신 사용자 연구와 쉬운 호출 안내서 I 2025.4 – 2025.12
벽오지 및 도심 지역에 거주하는 고령 사용자의 이동 경험 전반을 이해하고, 보다 친화적인 DRT 호출 경험을 구축하기 위한 사용자 연구를 진행했습니다. 고령 사용자의 신체적·인지적 특징과 이동 및 디지털 사용 맥락을 기반으로, 키오스크, 앱, 전화 호출 등 신규 호출 방식 전반에 대한 사용성 테스트를 진행했습니다. 인터뷰, 사용자 테스트, 워크숍, 리서치를 병행하여 고령 사용자가 호출 과정에서 겪는 어려움을 유형별로 구조화하고, 기존 호출 방식과 신규 대안의 이해도 및 사용성을 비교 분석하였습니다.
결과적으로 리서치 인사이트를 바탕으로 서비스 기획·디자인·운영 단계에서 실무적으로 적용 가능한 고령 사용자 UX 원칙과 가이드를 정리하였으며, 향후 고령층을 고려한 포용적 호출 경험 및 UX 설계의 기반을 제시하였습니다.

포용적 놀이공간 및 도서관의 요소 연구 I 2025.4 – 2025.6
도서관과 놀이공간을 자주 이용하는 사용자 관점에서, 포용적인 공공 공간이 갖추어야 할 조건과 방향성을 도출하는 프로젝트 였습니다. 학부모와 특수교사를 대상으로 한 인뎁스 인터뷰와 국내외 도서관·놀이공간 사례에 대한 데스크 리서치를 통해, 포용적 도서관 겸 놀이공간 조성을 위한 핵심 인사이트를 도출하는 데 목적을 두었습니다.
인터뷰는 자녀 교육과 체험 활동에 적극적인 학부모와 특수교사를 중심으로 진행되었으며, 지역별 이용 환경 차이와 실제 이용 맥락을 종합적으로 분석하였습니다. 이를 통해 이용자들이 공공 공간을 선택하고 활용하는 방식, 공간에서의 환대 경험과 불편 요소, 커뮤니티 및 서비스 참여에 대한 인식을 심층적으로 파악하고 나아갈 방향을 제시했습니다.

포용적 커뮤니케이션 및 교육 I 리서치 파트
글로벌 시장 브랜드별 DEI 커뮤니케이션 진단 및 전략 인사이트 I 2025.1 – 2025.8
글로벌 브랜드의 DEI(Diversity, Equity, Inclusion) 커뮤니케이션은 소비자와 실제 접점으로 민감하게 작동할 수 있는 요소입니다. 우리는 유럽, 북유럽, 미국, 동남아시아 등 대륙별 주요 사용자들의 브랜드의 DEI 커뮤니케이션 수준을 진단하고, 소비자 인식에 기반한 개선 방향을 도출하는 것이 목표였습니다. 브랜드 웹사이트, 광고 크리에이티브, SNS 채널 등 주요 커뮤니케이션 접점을 분석하여 DEI 표현 방식과 메시지의 포용성을 점검하였으며, 동시에 다양한 인종과 피부 고민을 글로벌 소비자 수십 명의 인뎁스 인터뷰를 통해 실제 인식과 기대 수준을 반영하였습니다.
또한 글로벌 경쟁 브랜드 사례 분석을 통해, 포용적 언어 및 피부 타입 분류 트렌드를 작성했습니다. 이를 바탕으로 포용적 커뮤니케이션 인사이트를 도출하고, 브랜드가 글로벌 시장에서 소비자 신뢰를 강화하고 DEI 가치를 자연스럽게 전달할 수 있는 커뮤니케이션 개선 방향과 다음 단계를 제시하였습니다.

글로벌 시장 브랜드별 DEI 커뮤니케이션 진단 및 전략 인사이트 I 2025.4 – 2025.6
최근 글로벌 DEI 정책 환경이 빠르게 변하고 있습니다. 이번 프로젝트는 이에 따른 기업의 전략적 대응 방향과 실행 시사점을 도출하는 것을 목표로 했습니다. 미국 정부를 중심으로 나타나는 DEI 정책 축소 및 재편 움직임을 출발점으로, 글로벌 주요 기업과 국내 기업의 DEI 전략 변화 양상을 비교·분석하였습니다. 또한 조직 문화 및 커뮤니티, 인재 개발 및 리더십, 사내 정책·공시, 사회적 책임 등 DEI 주요 실행 영역을 구조화하고, 실제 기업 사례 및 MSCI ESG 평가 기준과의 연계 분석을 통해 실무 적용 가능성을 검토하였습니다. 최종적으로는 사업 방향과 이해관계자 특성을 고려한 DEI 전략 수립 시 고려해야 할 핵심 시사점을 도출하여, 기업이 변화하는 정책·사회 환경 속에서도 지속가능한 경쟁력과 신뢰를 확보할 수 있는 전략적 방향성을 제시하였습니다.

장애 아동·청소년 대상 포용적 교수·학습 원칙 개발 프로젝트 I 2025.7 – 2025.10
장애 아동·청소년 대상 디지털 성범죄 예방교육의 교수·학습 원칙을 체계화하고, 장애 유형별 특성을 반영한 포용적 언어 사용, 감각 정보 대체, 단계적 활동 설계 가이드를 개발했습니다. 교육 현장의 실효성과 적용 가능성을 중심으로 맞춤형·포용적 교육 모델에 대해 고민했으며, 마찬가지로 교육 현장을 직접 방문하여 현장에서 얻은 인사이트와 여러 국내외 논문 및 참고 자료를 기반으로 작성했습니다.
사람에게서 영감을 얻는 우리의 방법론은 변하지 않는다.
언젠가부터 사람들은 이런 방식에는 눈길도 주지 않고 ‘자기 나름의 배움의 길’을 찾고 있습니다. 그런데 조금 생각해 보면 알 수 있을 겁니다. ‘자기 나름의 배움의 길’ 같은 것은 존재하지 않는다는 것을요. 가능한 한 많은 선현을 만나서 배울 수 있는 한 많은 것을 배우는 것. 그것이 ‘배움의 옳은 길’입니다. 과연 ‘자기 나름의 배움의 길’ 같은 것이 있을 수 있을까요?
– 우치다 타츠루 <무지의 즐거움> 중에서
2025년을 되돌아보며, 올 한 해도 많은 사람들을 만났고 또 이들의 목소리를 듣는 일에 많은 시간을 쏟아왔다는 생각이 듭니다. 미션잇 하는 일의 시작은 소외된 사람들의 사용 방식을 관찰하고, 이들의 의견을 깊게 듣는 데서 비롯됩니다. 이 과정 자체가 배움입니다.
그런 의미에서 위에 인용한 일본의 철학자 우치다 타츠루의 글귀가 인상 깊게 다가옵니다. 우리만의 독창적인 길이 아니라 “당사자 없이는 아무것도 하지 않는다 Nothing about us without us”라는 생각으로 잘 듣고, 여러 생각을 성실하게 조합하여 결과물을 만드는 것. 이것이 우리가 지향해온 방식입니다. 2026년에도 이 방법은 변하지 않을 것입니다.
미션잇 편집부
변화를 만드는 인사이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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