하나의 제품을 만들기 위해서는 사용자 분석부터, 아이디어 도출, 컨셉 개발, 제품 테스트 등 수많은 과정을 거쳐야 합니다. 제품 포용성 Product Inclusion이란 제품개발의 모든 단계에 포용성 대한 고민을 담는 방법론입니다. 포용성에 대한 사회적 관심과 요구가 높아지면서 기업들도 이에 발맞추기 위한 노력을 하기 시작했습니다. 하지만 마케팅 과정에서 일회적으로 사회적 약자의 이미지를 이용하는 방식은 오히려 비판의 대상이 되기도 했죠. 또한 포용성에 대한 고민을 바탕으로 시작된 프로젝트라 할지라도 중간 과정에서 여러 당사자와의 대화가 생략된 경우에는 사용자가 실제로 만족할 수 있는 제품을 만들기 어려웠습니다. 이런 문제의식을 가지고 구글은 2017년부터 제품 포용성 팀을 운영하기 시작했습니다.
구글 제품 포용성 팀의 총괄인 애니 장 바티스트 Annie Jean-Baptiste는 원래 HR 담당이였습니다. 본 업무 외에 본인이 관심 있는 일에 시간을 할애할 수 있는 사내의 ‘20% 룰’을 이용한 사이드 프로젝트로 제품 포용성 팀을 만들었죠. 이후 제품 포용성 팀은 중요도를 인정받으며 정규부서가 되었고, 애니의 경험이 담긴 책 ‘구글은 어떻게 디자인하는가 (Building for Everyone)’는 올해 초 한국어로 번역되어 출간되기도 했습니다. MSV 4호에도 애니와의 이메일 인터뷰가 실릴 예정입니다.
애니에게 제품 포용성의 목표는 사용자 한 명 한 명이 제품을 사용하며 ‘자신이 가진 보편적이지 않은 특성이 인정받았음’을 느낄 수 있게 하는 것이라고 말합니다. 애니의 말을 통해 구글은 어떻게 제품에 포용성을 담고 있는지 살펴봅시다.

그는 모든 제품 개발의 프로세스를 포용력 있는 시각 Inlcusive Lens을 가지고 들여다봐야한다고 말한다. ⒸAnnie Jean-Baptis
작은 회사에서
제품 포용성 담기
Product Inclusion for
Small Business
구글과 같은 대기업은 제품 포용성 팀을 따로 구성할 수 있지만, 규모가 작은 회사의 경우 그가 쉽지 않습니다. 회사 직원들이 공유하고 있는 다양성의 정도도 낮을 수 있고요. 애니는 많은 기업들을 대상으로 한 케이스 스터디 결과를 보여주며 “중요한 것은 의도 Intention”라고 말합니다. 회사 내부적으로 여러 관점을 공유할 수 있는 상황이 갖추어져 있지 않더라도 ‘포용성 있는 제품’을 만들겠다는 의도를 가진 곳은 성공적인 결과물을 만들 수 있었다고 말하고 있습니다.
특히 아이디어 구상, UX, 사용자 테스트, 마케팅 단계에서 포용성에 대해 고려를 하는 것의 효과가 컸습니다. 이 네 가지 중요 단계를 밟을 때는 제품 디자인팀이 다른 팀을 초대해 회의를 진행하였는데요. 제품개발 시 최대한 여러 관점에서 고민할 기회를 만드는 것이 필요하다고 합니다.
온라인이나 오프라인으로 리서치를 진행할 때는 의식적으로 보편적으로 배제되었던 사용자 그룹(장애인, 노인 등) 이 포함된 조사가 진행되고 있는지 확인해보아야 합니다. 첫 번째 조사는 도시 지역에서 이루어졌다면, 다음번 조사는 지방에서 하는 식으로 기존에 놓치고 있던 여러 대상자들과 접촉점을 만드는 것도 하나의 방법입니다.
출처
Make Business Better: Quartz CEO Zach Seward in conversation with Google’s Annie Jean Baptiste
https://www.youtube.com/watch?v=OTJ-_PEuuRg
포용력있는 제품 테스트가 만드는
모두를 위한 제품
Inclusive Testing to
Build for Everyone
그렇다면 포용성에 대한 고민은 제품에 어떤 식으로 담을 수 있을까요? 애니는 카메라와 관련된 두 사례를 소개합니다.
이제까지는 휴대폰으로 사진을 찍을 때 피부색이 어두운 사람의 얼굴이 원래보다 훨씬 어둡게 묘사되거나 되려 반짝거리게 표현되는 불편함이 있었습니다. 흑인의 경우, 배경보다 얼굴이 어둡게 표현되는 바람에 졸업사진을 망쳐버리는 일도 있었고요. 구글의 이미지 퀄리티 엔지니어 피터 셔먼 Peter Sherman은 카메라 렌즈가 이미지를 얼마나 잘 잡아내는지를 테스트하다 테스트 진행자 두 명이 모두 백인이었다는 것을 알게 되었다고 합니다. 이후에 여러 피부를 가진 사람들을 대상으로 렌즈의 센서 테스트를 진행했고, 덕분에 구글의 휴대폰 카메라는 다양한 사람들을 정확하게 담을 수 있게 되었습니다.
포용성 제품팀은 세계 곳곳에서 일하는 다양한 배경을 가진 구글 직원 2000여 명을 인클루젼 챔피언Inclusion Champion 으로 모아 사용자 테스트를 할 수 있는 기반을 만들기도 했습니다. 덕분에 비디오 챗 앱인 Duo는 앱 개발 단계에서부터 다양성이 고려되었는데요, 해당 앱의 Low Light Mode를 사용하면 조명이나 피부가 어둡더라도 화면에 잘 담길 수 있다고 합니다.

출처
By day and by night: video call, no matter the lighting
https://blog.google/products/duo/low-light-mode/
The case for product inclusion 2.0 (GoogleCloudNext)
https://www.youtube.com/watch?v=mUxJDnIEE8U
옳은 일이지만
그 이상의 일이기도 합니다.
It’s the Right Thing to Do,
But It’s Also So Much More
‘사회적 약자는 구매력이 낮다’는 프레임은 그들이 시장에 가진 영향력에 대한 무지로 이어지기도 했습니다. 제품 포용성을 갖추는 일은 좋은 일이지만 언제나 다음에 할 일로 치부되고는 하죠. 기업은 구매파워가 있는 주요 소비자가 늘 타겟입니다. 항상 사회적 약자를 위한 적극적인 행동으로 이어지지 않았죠. 하지만 제품 포용성을 갖추는 일은 기업에도, 자신에게 맞는 제품을 찾지 못한 사람에게도 도움이 되는 일입니다. 더 간결하고 직관적인 제품을 만들 수 있을 뿐더러 시장도 확대되는 것이죠.
글을 마무리하며 지난 MSV 2호에서 시각장애인 건축가인 크리스 다우니 Chiris Downey 의 대화 중 일부로 마무리 하고자 합니다. 우리가 접근성을 고민하여 디자인하는 것은 단순히 정부에서 지정한 가이드라인을 만족시키는 수준이나 CSR의 임시방편이 아닙니다. 누군가의 삶을 생동감 있게 만들어주는 행위이죠. 초점의 시선이 타인에게 있습니다.이런 자세가 더 나은 사회를 만들기 위한 디자인의 초석이 될 것입니다.
“어떻게 하면 ‘즐거움과 기쁨’을 위한 디자인을 할 수 있을까?
빌딩과 공원과 도시 여기저기에서, 볼 수 없거나 들을 수 없기 때문에 다른 방식으로 도시를 경험하는 사람들의 경험 속에 존재하는 아름다움과 기쁨에 어떻게 말을 걸 수 있을까?
이렇게 생각하면 접근성 디자인은 단순히 접근을 허가하는 수준이 아니라 누군가의 삶을 생동감 있게 만들어주는 긍정적인 행위가 되는 것입니다. “– 크리스 다우니, MSV2 Job <포용력 있는 도시를 위한 디자인> 중

Ⓒ Chris Downey
출처
Annie Jean-Baptiste, Product Inclusion at Google, Building for Everyone:Designing Inclusive Products
https://www.youtube.com/watch?v=zGV4HsJMq2w&feature=youtu.be
글
김병수 미션잇 대표
변화를 만드는 디자이너이자 콘텐츠 크리에이터. 디자인의 가치는 심미적인 것에만 있는 것이 아니라 사회를 더 나은 방향으로 변화시키는 사고의 툴이라고 믿는다. 2021년부터 장애인 관찰 조사와 전문가 인터뷰에 기반한 MSV 소셜임팩트 시리즈를 발간하고 있다. 장애인 이동, 발달장애 아동의 놀이, 개발도상국 안전, 시니어의 디지털 접근성 등과 같은 현대 사회 이슈를 디자인 관점에서 조망한다.
박윤주 미션잇 에디터
변화를 만드는 인사이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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